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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다들 '갓생' 살고 계시나요 (김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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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포청년나루 조회수 790회 작성일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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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 https://blog.naver.com/wogjs0421/222727807590


최근 들어 갓생을 다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갓생이란 ‘갓(God‧신)’과 ‘인생(人生)’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한다. 이러한 갓생이 MZ세대 사이의 유행으로 새롭게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각자 엄격한 생활 루틴을 세우고 그것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마다의 갓생을 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갓생살기’라고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현재 블로그나 유튜브 등 다양한 SNS에서는 자신의 바쁜 일상을 공유하며 독하게 살기를 다짐하거나 효율적으로 일과를 구성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정보를 알리는 콘텐츠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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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카페에 빼곡하게 적힌 청년들의 다짐


 갓생사는 법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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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끈 갓생사는 법 시리즈 (▲출처 : 네이트 판)


대표적으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끈 ‘갓생사는 법 알려줄게’라는 글은 하루를 이렇게 보내라고 말한다. 


 ‧ 6~7시 사이에 기상하여 9시까지 산책하기 

 ‧ 귀가 후 씻고 요가하기 

‧ 이후 1시간 공부, 점심을 먹은 다음 또 2시간 공부하기

‧ 딱 20분만 간식을 먹되 휴대폰은 하지 말기

‧ 또 3시간 공부하고 공부가 끝나면 목욕하면서 책 읽기

‧ 먹고 싶은 저녁이 있어도 포기하고 과일을 먹으면서 영화 보기

‧ 이후 또 3시간 공부, 공부가 끝나면 11시에 취침하기 


 10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글은 학생의 하루 일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얼핏 봐도 다소 힘들어 보이는 계획이지만 인터넷에는 이것보다 더 분주한 이른바 갓생 프로젝트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독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

 하지만 왜인지 갓생이라는 단어가 반갑지 않다. 가뜩이나 삶은 점점 힘들어지는데 내가 타인의 모범까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막막하다. 이제 그저 평범히 노력하는 삶은 도태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 물론 ‘갓생살기’가 지닌 성취감과 성실함, 실천력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갓생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된 배경을 먼저 살펴보고 싶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청년들의 미래가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사회에서 청년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결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더 직접적으로 와닿았을 것이다. 따라서 청년들은 피로하고 불안해하면서도 자신들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스스로를 옭아맸을 것이고, 결국 갓생은 더 독해지고, 치열해져야만 하는 사회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기 착취의 굴레를 일컫는 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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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IPHY)


 포모 증후군과 소진 증후군

 이런 갓생살기는 열정이란 밝은 면 뒤에 포모 증후군과 소진 증후군을 감춰두고 있다. 우선 포모 증후군은 자신만 세상의 흐름을 놓쳐 소외되고 있는 것 같은 불안을 느끼는 증상이다. 너무나 급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나만 길을 잃고 뒤처지는 것 같은 고립 공포감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이것이 갓생이 유행으로 자리잡은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렇게 본인도 모르는 불안에 떠밀려 갓생살기를 시작했다면 다음은 소진 증후군의 차례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증상인 소진 증후군은 포부수준이 높고 전력을 다하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기에 갓생과 같이 매일 힘든 일정을 소화하려는 사람들에게서 빈번히 발견할 수 있다. ‘갓생의 시대’가 결코 유쾌하고 건설적이라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신은 정말 우리가 스스로를 착취하길 바라셨을까

 열심히 사는 것이 부정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갓생은 개인의 노력으로 이뤄내는 자아실현의 가치를 잘 나타내준다. 다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삶의 태도이다. 무조건적으로 바쁘고 효율적인 루틴만 바라본다면 그로 인한 성과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성과가 눈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더욱 지치게 될 것이고 결국 스트레스로 인한 악순환에 빠질 뿐이다. 삶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음가짐이다. 우리는 삶이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여 문제점이 생긴다면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바쁜 삶 속에서도 마음에 여유를 지니고 행복한 것들을 찾아가면 된다. 꼭 열정으로 타오르지 않아도, 신처럼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느긋하고 평화롭게 흘러가고 싶다면 그것이 곧 각자 삶의 철학인 것이다. ‘정답은 없다.’ 이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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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갓생살기가 MZ세대의 잠재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잠재력은 결코 착취를 통해서 생산되지 않을 것이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그저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 각자의 행복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가치도 드러나게 되어있다. 가끔씩 스스로에게 의심이 들 때면 생각해본다. 갓생, 신은 정말 우리가 스스로를 착취하길 바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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