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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웹진(기자단)

[9월]꿈을 꾸는 한 청춘은 계속된다(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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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포청년나루 조회수 878회 작성일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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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s://blog.naver.com/live_ing_anyway/222522163422


[인터뷰] 꿈을 꾸는 한 청춘은 계속된다



  [마포청년나루]의 청년기자단 ‘나루호’에서는 올해 청년의 날을 맞아 2030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청년, 당신은 어떤 콘텐츠가 읽고 싶으신가요?"라는 제재로 배포되었다. 오늘날의 청년들이 실제로 관심을 기울이는 키워드를 직접 알아보고 그에 맞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본 조사의 의의였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위는 '진로/취업제도', 2위는 '청년여가/문화생활', 3위는 '현직자 멘토링', 4위는 '청년 복지정책', 5위는 '청년 인터뷰'이다. 조사를 통해 얻은 답변 중 눈에 띄는 의견은 ' 청년들의 실패담을 취재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어떤 일에 실패를 했고 그것을 통해 어떤 것을 느꼈으며 다른 청년들은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담겨, (중략) 좀 더 견고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추가적인 설명이었다. 본 기사 컨텐츠는 해당 답변자의 이러한 의견을 발판으로 기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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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당신은 어떤 콘텐츠가 읽고 싶으신가요?" 설문조사의 통계 결과. / 출처: <마포청년나루>)


  누구나 실패는 한다. 그러나 유독, 21세기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며 '성공'의 계도에 오르기 어려운 직종 하나를 꼽자면 바로 '예술' 계통이 있지 않을까. 우선, 본 컨텐츠의 필자인 나부터 그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젋은 청년들 중 현재 예술 계열에 종사하고 있거나 또는 진로 목표로 삼고 있는 이들께 인터뷰를 의뢰했다. 아래로, 세 명의 젊은 예술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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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니스튜디오(dawnystudio)

"영상과 사진을 다룹니다."

https://dawny.studio



E-mail: dawnystudio@gmail.com

Instagram:@dawny.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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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더니스튜디오(dawnystudio) /https://dawny.studio)



◎ 자기소개와 더불어, 자신이 현재 목표로 하는 ‘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더니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만들고 사진을 찍습니다.

경영학과 졸업 후 직장인 생활을 잠깐 하다가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은 영화 전공으로 두 번째 대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영화 스태프로 참여하기도 하고 의뢰를 받아 홍보영상이나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하기도 하며

프로필 사진이나 공연/행사 사진을 촬영하기도 합니다.

영화감독으로서 제 이야기를 펼쳐보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 그러한 ‘꿈’을 가지게 된 연유는 무엇인가요? 왜 영화감독을 꿈꾸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 어릴 적부터 무언가를 만드는 활동을 굉장히 좋아했으며 소설이나 영화를 즐겨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영화감독이 된다거나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된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개인적으로 힘든 20대 시기를 보내게 되었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치관을 상당히 많이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길만을 택하던 편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진로를 포함한 어떤 선택이든 스스로의 판단에 따르자고 결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수입 활동 외에 했던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 예전보다 영화를 많이, 자세히, 다양하게 보고자 노력했고 국내외 영화계 소식에도 관심을 가지고자 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소설, 시, 사진,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눈과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합니다.




◎ 현재 본인의 주요한 금전 수익을 담당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가요?


▶ 영상 제작 혹은 사진 촬영으로 생활비를 벌고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직장에 소속되어 출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틈나는 대로 촬영 현장에 나가거나 작업실에서 편집 작업을 하며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 해당 소득 활동을 하게 된 경위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 때문인가요?


▶ 영상 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로는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생활비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은 고향에 머물고 저 혼자 상경하여 자취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 돈을 반드시 벌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영상 제작과 사진 촬영은 소득 활동임과 더불어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는 과정이기도 해서,

가급적이면 커리어와 무관한 영역보다는 커리어와 연관성이 있는 일거리를 구하고자 노력합니다




◎ 해당 소득 활동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에 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시각 매체로 능숙하게 이야기를 건넬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에

지금의 소득 활동은 단순히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꿈에 한 발짝씩 가까워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스튜디오를 직장으로 영위하면서 겪었던 가장 인상적인 경험이나 순간이 있으실까요?


▶ 개인적인 친분이 없거나 심지어 서로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분들이 저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선뜻 작업을 의뢰해 주셨을 때,

그리고 결과물에 만족해 하셨을 때 굉장히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프로필 사진 작업을 하고 나면 의뢰인 분들이 해당 사진을 본인의 SNS 계정에 게시하거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변경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에도 보람을 느낍니다.




◎ 자신이 목표한 꿈 또는 직업 활동과 관련하여 겪은 실패담을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영화과에 입학하기 전 지인이 운영하는 영상 프로덕션에 입사를 했다가

해당 프로덕션 대표의 바람직하지 않은 언행과 임금 체불 등에 시달려 퇴사를 하고

몇 년간 법정 공방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 ‘실패담'이라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런 경험을 통해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의지하거나 따를 대상이 없기에 어떤 상황에서든 움츠러들거나 굴복하지 않고,

난관에 맞닥뜨리면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헤쳐 나가야 함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 만약 자신과 비슷한 환경과 처지에서 동일 직업 또는 꿈을 꾸는 청년이 있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응원의 말이나 조언, 또는 정보 부탁드립니다.

▶ 소속 없이 1인 작업자로 활동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가 혹은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창구도 찾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살아지는 것 같습니다.

영화 혹은 영상 업계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 지치지 않고 버티는 것이 관건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는데 그 이상의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 예술계통을 목표로 삼아 나아가는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다짐이 궁금합니다.

▶ 경제적으로 풍요롭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어서, 작업과 함께 건강 관리도 게을리하지 않는 스스로가 되자고 다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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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더니스튜디오(dawnystudio) / https://dawny.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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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영빛

"상처를 쓰고 빛을 이야기합니다."

Twitter : @younglight_K

E-mail : younglight@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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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김영빛(Twitter : @younglight_K)




◎ 자기소개와 더불어, 자신이 현재 목표로 하는 ‘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형식과 장르를 한정 짓지 않고 일단 무엇이든 이야기를 쓰고 있는 김영빛입니다. 

제가 현재 목표로 하는 꿈은 막연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계속 이야기를 창작하는 것인데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제 이야기가 배우를 통해 실체를 갖는 작업을 꾸준히 하며 그걸로 먹고 살기 입니다.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무대 공연 형태여도 좋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 매제 형태여도 좋아요. 

굳이 한 장르만 집어서 희곡 작가, 시나리오 작가, 이런 단어로 한정되지 않는 꿈이라 막연해보이는 인상이 드는 것 같기도 하네요. 

◎ 그러한 ‘꿈’을 가지게 된 구체적인 연유는 무엇인가요?

▶ 이야기를 계속 창작하고싶다는 꿈을 가진 건 이야기에서 위로받고 힘을 얻은 경험이 누적된 결과 같아요. 

분명히 가상의 이야기인데 거기서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듣는 경험은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한 사람의 인생을 지탱해주기도 하잖아요. 

저는 학창시절때 가정 환경이 순탄치 못했는데 그 시기에 이야기가, 특히 영화가 많은 힘이 됐어요. 

좋다고 느끼는 작품들이 쌓이다보니 나도 이런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꾸준히 이야기를 창작하고싶다는 꿈도 생긴 것 같아요. 

◎ 꿈을 이루기 위해 하셨던 노력이나 도전의 일화가 궁금합니다.

▶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정말 많은 이야기를 읽고, 보고, 체화했어요. 

재미없는 작품들도 만나고, 별로라서 화가 나는 작품도 만났지만 그래도 일단 무작정 닥치는대로 이야기들을 많이 흡수했어요.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가리지않고요. 연말에 카운팅 해 보니 1년 중에 270일 이상을 극장에서 보냈더라고요. 

극장에 다녀와서 또 OTT서비스로 영화를 보고, 분석하고. 이런 생활의 연속이었죠. 

이렇게 많이 보다보니 이야기들끼리 연결되고, 머릿속에서 나만의 기준으로 계보가 정리되었는데 이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발전해 온 과정을 체감하니 그 다음 걸음을 뗄 용기가 생기는 기분이었어요. 

◎ 현재 본인의 주요한 금전 수익을 담당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가요?

▶ 그나마 안정적인 금전 수익 확보를 위해 공연장 안내원으로 일 하고 있어요. 

소극장의 안내원은 극장 소속이 아니라 공연을 진행하는 프로덕션 측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공연 회차당 급여를 받지만 시간 대비 급여를 계산해 보면 

최저시급을 받는 일반적인 아르바이트와 유사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한 공연이 끝나면 바로 다른 공연의 안내원을 구해야해서 2-3개월 단위로 구직 활동을 해야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 

알음알음으로 컨택이 들어오는 업계 분위기가 있어 아직은 안정적으로 일하며 수익을 확보하는 중입니다. 

◎ 해당 소득 활동을 하게 된 경위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 때문인가요?

▶ 저는 이야기를 꾸준히 창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게 연극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이야기 창작에 대한 갈망을 연극이나 공연을 하고싶다는 마음과 잠시 착각하는 시간이 있었죠. 

보통 연극-하기, 영화-하기 라는 말을 사용하잖아요. 

저도 '연극을 하고싶다'는 생각에 빠져 기왕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나 일을 구해야 한다면 

극장의 아주 작은 부품이라도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공연장 안내원 일을 구했던 것 같아요. 

경력이 없으면 채용되기 어려운 환경인 걸 알면서도 무작정 이력서를 여기저기 넣고 다녔는데, 

운 좋게도 한 공연에 채용이 되었고, 그 때부터 쭉 안내원 일을 하게 되었어요. 

어느 업종이든 그렇겠지만, 처음에 진입하는 게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같은 계열로 일하는 게 훨씬 편하잖아요. 

그래서인지 거의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이 일로 소득을 충당하고 있네요.

◎ 해당 소득 활동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에 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아무래도 공연장 일이라는 게 매일 올라가는 공연을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는 일이다 보니 

그 에너지를 함께 느끼는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창작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작은 원동력 같은 느낌으로요. 

글이나 이야기가 갖는 힘을 매일 눈으로 목격하니까 오래 걸리고 돌아오더라도 아무튼 포기하지는 않게 동기 부여가 된 것 아닐까, 싶어요.

또 다른 지점은 저와 비슷한 지점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다보니 직접적인 격려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던 거예요. 

실제로 제가 작은 공모전에 당선 되었을 때 온 극장 스탭과 배우들이 축하의 말을 해 줬거든요. 

현직으로 현장에 있는 사람이 작은 칭찬이라도 해 주는게 생각보다 큰 기쁨으로 작용하더라고요. 

특정 회사에 취업하는 게 꿈이 아니라 막연하고 불안해질때마다 프리랜서로, 창작자로 계속 일하는 주변을 보면서 힘을 낸 것, 

그게 공연장 안내원으로 일하며 얻은 가장 큰 도움 같아요. 

◎ 공연장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가장 인상적인 경험이나 순간이 있을까요?

▶ 공연장에서 일할 때 기분 좋았던 경험은 항상 인사를 받은 경험이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퇴장하는 관객분이 수고하셨어요, 라고 인사해주는 날마다 유독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관객분들이 인사 해 주실 때마다 오늘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 자신이 목표한 꿈 또는 직업 활동과 관련하여 겪은 실패담을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모든 극장이 좋은 사람들로만 굴러가는 것은 아니어서, 

직업 활동 중에 창작과 얽힌 어두운 면을 목도한 적도 많아요. 

최소한의 조건인 근로계약서 작성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작가나 연출이 자기가 창작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린 여자배우나 스탭에게 폭력적으로 구는 현장을 목도하기도 했거든요. 

그럴 때마다 막상 제가 부당함을 바꿀 힘은 없고, 꿈과 직업을 잘못 선택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괴로웠어요. 

◎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 장르나 형식에 굳이 얽매일 필요가 없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연극 한다, 영화 한다 이런 말에 얽매인 사람들은 일이 곧 인생이라고 생각하니까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지고, 

점점 폭력적으로 타인을 대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굳이 어느 한 장르를 정해서 그 장르에만 속하는 창작 활동을 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공연장 안내원으로 일하면서 사라졌어요. 

어차피 중요한 건 나 스스로 창작을 계속 이어가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잖아요. 

꿈이라는 것도 도착지가 명백한 명사가 아니라 어떤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동사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꿈이 조금 막연해졌지만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중심은 더 명확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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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빛이 쓴 희곡 <사랑하는 나의 빨강>의 공연 포스터 / 제공: 김영빛((Twitter : @younglight_K)) 




◎ 만약 자신과 비슷한 환경과 처지에서 동일 직업 또는 꿈을 꾸는 청년이 있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응원의 말이나 조언, 또는 정보 부탁드립니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사실 창작이나 예술이라는 게 굉장히 느릿하고 지난한 과정이잖아요. 

평생 아르바이트만 하다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것 같은 불안, 이런 마음을 잘 추스르고 일상을 정돈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 공연장 일을 구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건, 당장 돈이 급하거나 일이 없다고 아무 곳에서나 일하지 말라는 조언이었어요. 

아트모아나 오티알, 필름메이커스 이런 곳에서 일을 찾다보면 가끔 터무니없는 조건으로 경력 없는 사람도 환영이라고 

걸어 둔 구인 글이 있거든요. 면접 보고 들어가서 일하다 보면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꼭 내가 낡은 기계의 헐거운 나사가 된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의 가치가 헐값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 자책하지 말고 더 나은 일자리로 옮기는 걸 망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 예술계통을 목표로 삼아 나아가는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다짐이 궁금합니다.

▶ 백프로 만족스럽고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죠. 

공연장에서 일하면서 한 공연이 끝날 때마다, 개인적으로 한 작품을 마무리 지을 때마다 불안함에 시달려요. 

더 이상 다음 이야기가 없을까봐요. 하지만 아주 느린 속도지만 저에게 맞는 호흡과 일상을 찾아가는 중이고, 

불안 역시 삶의 페이지를 넘어가는 데에 따르는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만족스럽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조금 버겁더라도 나를 들여다보고, 나를 들여다보는 만큼 주변도 항상 둘러보면서 계속 이야기를 하고 목소리를 다듬자고 

항상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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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심현화

"평등한 관계를 추구하는 연극집단"

Instagram: @play_in_outside

Twitter: @play_in_outside

E-mail: playinouts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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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심현화(twitter.com/play_in_outside)




◎ 자기소개와 더불어, 자신이 현재 목표로 하는 ‘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연극집단 안과밖>의 대표이자 배우 심현화입니다.

제 꿈은, 단기적으로는 ‘<연극집단 안과밖>을 지속시키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제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일을 하는 것’이에요. 

나중에라도 제가 다른 일에 지금 하는 연기만큼의 큰 행복을 느낀다면, 

그 때는 언제든지 다른 길을 걸어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싶어요. 

한 번 사는 인생, 제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 보고 떠나고 싶거든요. 

◎ 현재 본인의 주요한 금전 수익을 담당하는 것은 어떤 활동인가요?

▶ 아이고, 사실 지금 당장은 연극으로 금전적인 수익을 얻지는 못하고요. 부업으로 영어 강사를 하면서 소득을 얻고 있습니다.

◎ 해당 소득 활동을 하게 된 경위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 때문인가요?

▶ 고등학교를 외고로 나왔는데 그때 배웠던 영어 덕이 컸어요. 

외고 졸업 후 과외 경력도 있었고, 

학원 강사 경험도 있다 보니 이 일을 부업으로 삼는다면 연극을 하면서 부족한 소득을 지지해줄 수 있겠다 싶었죠.

◎ 해당 소득 활동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에 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네, 확실히 도움이 되고 있어요. 

특히 연극을 계속한다면 금전적 문제가 상상을 초월하기 마련인데, 

이 소득 활동을 통해 금전적인 부분을 상당 부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크게 와닿습니다. 

상대적으로 체력을 아끼면서 일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연습이나 공연 제작을 위한 여유를 만들기도 수월한 편이고요. 

경력에 적합한 페이를 받는다는 조건을 만족하면 이것만큼 만족스러운 소득 활동이 없더라고요.

◎ 자신이 목표한 꿈 또는 직업 활동과 관련하여 겪은 실패담을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사실, 전 아주 어릴 때부터 연극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유치원 학예회에서 ‘곰 세 마리 사냥을 나가자’라는 연극을 올렸는데 무대에 서는 게 그렇게 재밌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 때 이후로 계속 연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죠.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해야 할 위기가 왔어요.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 심했거든요.

당시 제 부모님은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무조건 공부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셨고 연기하는 건 그 길의 반대로 가는 거라고 믿으셨어요. 

편지를 몇 장이나 쓰고 내 미래 계획을 준비해서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어요. 결국엔 무릎까지 꿇었더랬죠. 

내가 내 인생을 바쳐서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 그 정도는 감수해도 괜찮았어요.

그런데도 결국은 고3이 될 때까지 연기를 시도하지조차 못했어요. 

예고를 준비하고 싶었지만 반대가 심하다 보니 차선책으로 선택한 게 외고였어요. 

공부를 하다 보면 내가 연기를 시작할 때 뭐라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죠. 

당시 근처에 있던 외고 중에서 나름 연극부가 유명하다고 들었던 학교를 갔어요. 

다행히 고3 때 설득에 성공했고 외고에서 연기 입시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괴로웠어요. 연기를 하는 것은 내가 태어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했고, 손만 뻗으면 그 꿈에 닿을 것 같았거든요. 

내가 금전적으로 자립할 수 있었더라면. 부모님이 연기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가지고 계셨더라면. 

왜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고 자라왔다는 이유만으로 내 평생 소망해 온 꿈을 이루지 못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포기하려고 정말 수없이 노력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열망은 더 커져갔어요.

이 인터뷰를 읽으시는 여러분도, 간절히 원하는 꿈을 이루려고 시도하지조차 못할 때가 있을 거에요. 

그 때문에 정말 죽을 듯이 고통스러워하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렇지만 이 말만은 반드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버티면 언젠가는 반드시 때가 옵니다. 인생을 바쳐 이루고 싶은 강력한 꿈이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이룰 기회가 옵니다. 

그 때를 위해서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부터 하세요. 그 준비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겁니다. 

◎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 간절히 원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요. 

자기 자신에게 기회가 찾아오기를 기다릴 수도 있지만, 기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내 꿈을 놓치지 않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그걸 이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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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심현화(twitter.com/play_in_outside)




◎ 영어를 잘하신다니 소득 활동도 그렇고 여러 방면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토익이나 토플 같은 영어시험 때문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오늘날 많잖아요. 

이들에게 영어 공부와 관련된 팁을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토익/텝스/토플/SAT마다 각각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 달라요. 

예를 들어서 토익과 텝스는 영문법에 좀더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고, 

토플과 SAT는 현지식 영어에 조금 더 가깝게(아주 상대적이긴 하지만요) 나오는 경향이 있죠. 

준비하시는 시험이 어떤 부분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하는지를 설정하시면 도움이 될 거에요. 

단어/읽기/듣기/쓰기/말하기/문법 등의 항목을 정하고 그 항목별로 순위를 정해 공부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 연극집단을 운영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관련하여 차후의 활동 계획이나 앞으로의 모토가 궁금합니다.

▶ 《연극집단 안과밖》은 평등주의를 모토로 삼습니다. 

어떠한 위계적 폭력도 저희는 지양하며, 인권을 지키며 일하고자 하는 연극인들의 모임입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연습 및 활동이 중지된 상태이지만, 선제검사와 백신을 통해 어느 정도 안정성이 확보되면 

다시 공연 연습을 재개할 계획입니다. 공연 일시는 내년 상반기쯤이 되지 싶어요. 

<올가미>라는 작품으로, 불청객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마녀들의 고군분투를 그려낼 계획입니다. 후후.

◎ ‘배우로서’ 자신이 세운 최종 목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 목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 배우 심현화로서의 최종 목표는 ‘연기로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연기 사업 아이템을 구상 중에 있고요,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들을 어떻게 연기와 접목시킬지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 만약 자신과 비슷한 환경과 처지에서 동일 직업 또는 꿈을 꾸는 청년이 있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응원의 말이나 조언, 또는 정보 부탁드립니다.

▶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세요. 어떻게든 그 일을 꿈과 연관시키세요. 

자신에게 기회가 다가오길 기다릴 수도 있지만, 그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개인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저는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아주 상세하고 금방 끝낼 수 있는 목표부터

잡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면 목표를 ‘매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연기 연습을 하겠다’ 가 아니라

‘오늘 연습실 예약 시간 중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내가 부족한 어떠한 부분(이를테면 발음이라던가)에 집중하여 

이 독백을 몇 분간 연습하겠다’로 설정하는 거죠.

◎ 예술계통을 목표로 삼아 나아가는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다짐이 궁금합니다.

▶ 네,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게 하고 싶은 말이라면 이거예요,

“네가 버틸 후 없는 정도의 스트레스를 3개월 이상 받지 말라.” 

이건 제 마지노선이고, 이걸 지켜야 제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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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 각자의 꿈을 목표로 끊임없이 달려가는 오늘날의 젊은 예술가 세 명을 만나보았다. 비록, 가는 길이 험난하고 지지부진하게 느껴질지언정 그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 말고 앞으로도 정진하기를 응원하는 바이다. 그들의 앞에 행복과 성취가 만개하기를 바라며, 이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 이 기사를 읽고 있을, 어딘가의 또다른 청년 예술가들 또한 자신의 꿈을 포기 말고 부디 끊임없이 나아가기를 기원한다.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다. 꿈을 꾸는 한, 청춘은 계속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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