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청년들의 취미생활 (박재위) > 청년 웹진(기자단)

본문 바로가기

청년 웹진(기자단)

[9월] 청년들의 취미생활 (박재위)

페이지 정보

작성자마포청년나루 조회수 824회 작성일 2021-10-06

본문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5420_2996.png
 

원문보기 : https://blog.naver.com/wodnl12/222522527663


 사람과 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칫솔과 치약 같은 사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사람에게 경제 활동은 필수적이지만, 금전적 수익을 위한 일만 하고 살 수는 없기에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인 '취미'도 어느 정도 필수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취미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요즘 청년들은 보통 한 가지 이상의 취미생활은 가지고 있는 추세이다. 2020년 통계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에 속하는 연령대인 20대의 취미 생활은 취미오락생활이 1순위였으며, 30대의 경우 휴식활동이 1순위를 차지했다. 본 글에서는 두 청년의 취미생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이다. 두 명의 이야기로는 표본이 될 수 없겠지만 요즘 청년들의 취미생활을 한 발짝 다가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점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24살의 취미생활'

 

 나의 취미를 기입해야 하는 칸이 있을 때마다 매번 자신 없이 음악 감상이라고만 적어왔다
. 하지만 지금 나의 취미생활은 당당히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5867_183.jpg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5869_6967.jpg 


이승희 작가님이 집필하신 '기록의 쓸모'를 읽고 영감을 받아 평소에 느끼는 감정들과 생각들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조금 자세히 얘기하자면 물건을 사게 된 계기를 적는 소비 일기, 길거리를 지나며 또는 웹서핑을 하며 보게 되는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에 대한 나의 생각 등을 적고 있다.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025_7175.jpg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026_9193.jpg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브랜드의 굿즈 또는 내 귀를 즐겁게 해주는 곡들이 담긴 CD, LP, 카세트테이프 등을 모으며 기록하기도 한다. 이 글을 통해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기록을 얘기해 볼까 한다.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088_9692.jpg
 

시작은 20191215일이었다. 어떠한 이유로 음악 앱에 있던 내 소중한 플레이리스트가 날아가 버렸다. 1000곡 가까이 되는 곡들이 사라져버렸기에 그 심정은 참으로 허망했다. 이 일을 계기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루에 한 곡씩 직접 기록하자'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지금까지 기록하고 있다. 곡을 소개하는 글이 있다면 같이 기록하고 있는데, 소개 글을 본 후 다시 듣는 음악은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142_9655.jpg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143_9717.jpg
 

소중한 플레이리스트가 날아가기 이전에도 CD를 모으는 건 좋아했지만, 요즘 다시 열풍이 불고 있는 LP와 카세트테이프도 소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차곡히 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 사진들을 찍다 보니 어떻게 보면 소비가 내 취미생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요즘 '현생'이라고들 말하는 현실 생활을 잠시 잊게 해주고, 다시 돌아가더라도 꾹 참고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이 취미활동. 나에겐 정말 고마운 존재이다.

 

'27살의 취미생활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237_5051.jpg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240_6611.jpg


 

나는 내 취미가 그림 그리기인 줄 알았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내 취미도 그림 그리기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아닌 것 같다. 취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즐겨 하는 일'이라고 하니까. 나에게 그림은 취미인가? 일인가? 경계가 모호하긴 하다. 시간이 나면 그림을 그리는데, 그걸 내가 취미처럼 느끼진 않는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 같아서 '나는 항상 그림을 그려야만 해!'같은 의무감 같은 게 있다. 그림을 그리면 즐겁긴 하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이 나는 사실 더 즐겁다.

 

시간이 나면 내가 하는 일. 나에게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림을 그리진 않을 것 같다. 그냥 누워서 영화를 보고, 유튜브로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듣고..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을까? 그럼 내 취미는 눕기, 영화 보기, 유튜브 보기, 노래 듣기, 맛있는 음식 먹기인가? 왠지 누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어쩐지 대답하기 재미없는 취미들이긴 하다. 근데 취미가 뭐 거창한 것이 취미인가..?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을 때, 내가 하는 것들이 취미니까 "유튜브 보기가 취미예요"라고 해도 부끄러운 게 아니다. 나에게서 '그림'을 뺀다면 뭔가 큰일이 날 것만 같다는 생각에 이때까지 취미 얘기를 할 때면 늘 '그림 그리기'를 빼놓지 않았는데, 이번엔 그것을 빼고 그냥 담백하게 내가 시간을 보내는 진짜 취미들을 생각해 보게 됐다.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319_5348.png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320_9803.png


- 음악 듣기

그림을 그릴 때 항상 음악을 듣는다. 어떤 영상을 보거나, 사람과 같이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음악을 듣는다. 어쩌면 내 개인 시간에 가장 많이 함께하는 것은 음악인 듯하다.

음악은 취미를 넘어서 그림과 같이 내가 살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다양한 악기와 소리들, 보컬들.. 다양한 멜로디와 가사, 메세지들.. 이런 경험들은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정말로 행복한 일이기 때문에!

새로운 음악들을 디깅하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새 앨범을 기다리는 것도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최근에 들어서는 새로운 취미로 LP를 모으고 있다. 음반을 수집하는 것은 음원을 듣는 것과 확실히 다른 경험이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음악들을 많이 들었고, 그중에서도 R&B/Soul, Jazz, Hip-Hop 같은 블랙뮤직을 좋아한다. 조금 식상하게도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같은 디바들과 디안젤로, 에리카 바두, 맥스웰 같은 네오소울 뮤지션들의 음악을 어릴 때부터 가까이 해왔고 (가사 뜻도 모른 채 그냥 음악 자체를 좋아했다.. 이것이 소울..), 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R&B 장르의 최근 아티스트들 역시 좋아하고 열심히 듣는다. 국내 아티스트로는 제이클래프, 수민, 이진아를 가장 좋아한다..!

요즘 가장 즐겨 듣는 앨범을 국내 국외 하나씩 추천하자면 국내로는 수민&슬롬의 'MINISERIES', 국외로는 Rochelle Jordan'Play With the Changes'.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391_286.jpg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392_6879.jpg
 


- 맛있는 음식 먹기

사실 집에 혼자 있으면 생존형으로 식사를 때우는 일이 많은데, 디저트나 군것질에는 제법 진심인 편이다. 밥은 대충 먹어도 디저트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 , 케이크, 아이스크림을 정말 좋아한다. 쉬는 날, 유튜브를 보거나 영화를 보며 이런 맛있는 디저트들을 먹으면.. 정말로 배부른지 모르고 계속 먹을 수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다.

식사는 한식을 가장 좋아하는데, 마음에 쏙 드는 한식집을 찾기가 어렵다. 푸짐하게 양이 많이 나온다거나, 맛이 자극적인 것들보다는 정갈하고 슴슴한 느낌의 식사류를 좋아한다. 최애 밥집은 거제도 소향다원 (오리고기와 연잎밥이 정말 맛있다.) 과 성수동 댓길 (구워 먹는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깔끔하고 맛있다!) 정도 되겠다. 취미 얘기를 하는데 밥집 추천을 하고 있다. 아 그리고 먹는 속도가 느려서.. 천천히.. 여유롭게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다.. 몹시 tmi.

 

- 유튜브 보기

집에서 그림 그리는 시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유튜브인 듯하다. 유튜브로 다양한 컨텐츠를 많이 접하는 편은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몇몇 유튜버들의 영상과,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나 인터뷰 같은 활동 영상을 자주 찾아본다.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좋아하는 유튜버로는 허챠밍, 햄튜브, 시드니, 유트루 정도가 있다. 자극적이고 짧은 영상들보다는 길고 편안한, 건강한 영상들을 선호한다. 그래서 이 유튜버들의 영상들은 봤던 걸 보고 또 보고 몇 번을 봐도 재밌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 영상이나 뮤직비디오, 앨범을 보고 듣다 보면 유튜브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비슷한 장르의 아티스트, 앨범 등 연관 있는 영상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데, 이것도 새로운 음악을 디깅하기 아주 편한 방법이다..!

요즘에는 유튜브에서 슬라임 영상을 보고 있다. 정말 갑자기.. 큰 관심이 없었는데, 어쩌다 영상을 하나 보고 두 개 보다 보니 너무 신기하고 무슨 느낌일까 궁금해져서 자꾸 보게 되는 듯하다. 요즘엔 디자인이 굉장히 다채롭게 잘 나와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러다가 내가 슬라임을 구매해서 만지고 놀게 되면, 그것도 나에겐 새로운 취미가 되겠다. 유튜브 보기도..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보다 보면 내 취향이 어떤지 어느 정도 알게 되는 것 같다. 많은 것들을,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접하기 너무 좋은 시대다.

 

주변에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이 종종 하는 공통적인 얘기가 있는데, 본인은 좋아하는 것도 없고 취미도 없다는 얘기. 근데 진짜 그런가? 좋아하는 게 없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본다면, 그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취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취미를 갖는 행위가 숙제가 아니었으면 좋겠고, 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쓰다 보니 강박적으로 거창한 취미를 만들지 않아도 괜찮다고, 감히 생각해 보게 된다.

취미란, 내 취향을 아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사람을 더 잘 알게 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bdd1da5f32fde91435de4be2fc767ba8_1633516557_7106.jpg 


마포청년 나루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13, 3~4층 (우)04027 02.6261.1939 02.6261.1941 mpnaroo@naver.com
© Mapo Naroo All Rights Reserved.